프리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한 후, 많은 분이 놓치는 가장 중요한 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로그북(Logbook) 작성'입니다. "그냥 물놀이 갔다 왔는데 뭘 써야 해?"라고 생각하신다면 당신의 실력은 거기서 멈출 확률이 높습니다. 로그북은 단순히 추억을 기록하는 일기가 아닙니다. 나의 호흡, 부력, 이퀄라이징 상태를 데이터화하여 '다음 다이빙의 성공'을 설계하는 설계도입니다. 오늘은 고수 다이버들이 로그북에 반드시 남기는 5가지 핵심 항목을 공개합니다.
1. 왜 로그북을 써야 하는가? (데이터의 힘)
프리다이빙은 감각의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각은 생각보다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지난번 다이빙에서 웨이트를 몇 kg 찼을 때 중성 부력이었는지, 컨디션이 어땠는지 기록하지 않으면 매번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됩니다.
- 장비 세팅 최적화: 슈트 두께에 따른 웨이트 무게를 기록해두면 바다에 들어갈 때마다 부력을 맞추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 심리적 안정감: 기록된 성공의 경험은 수심 공포증을 이겨내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 트레이닝 방향 설정: 스테틱 기록의 정체기를 분석하고 어떤 훈련(CO2 테이블 등)이 효과적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로그북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황금 데이터'
전문 다이버처럼 보이고 싶다면, 그리고 진짜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아래 표의 항목들을 꼭 기록하세요.
| 항목 | 기록해야 할 상세 내용 |
|---|---|
| 환경 정보 | 장소(K26, 바다 등), 수온, 시야, 조류의 유무 |
| 장비 정보 | 슈트 두께(3mm/5mm), 핀 종류(카본/플라스틱), 웨이트 무게(kg) |
| 다이빙 기록 | 최대 수심, 최대 잠수 시간, 총 세션 횟수 |
| 몸 상태 | 이퀄라이징 컨디션, 피로도, 다이빙 전 식단 |
3. 종이 로그북 vs 디지털 로그북, 당신의 선택은?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로그를 남길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 보세요.
① 감성의 종이 로그북
손으로 직접 쓰며 그날의 느낌을 복기하는 과정은 정서적 안정감을 줍니다. 특히 강사님들의 도장을 받는 재미가 쏠쏠하며, 수중 사진을 인화해 붙여두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보물이 됩니다.
② 효율의 디지털 앱 (App)
'Freedive.in'이나 'Garmin Connect' 같은 앱은 다이빙 컴퓨터와 연동되어 수심 그래프와 심박수를 자동으로 저장해 줍니다. 데이터 분석이 용이하고 언제 어디서든 꺼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조주기능사가 말하는 '레시피'와 '로그북'
칵테일 한 잔을 만들 때도 정확한 레시피가 기록되어 있어야 일관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프리다이빙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서 잘 내려갔어"라는 막연한 느낌은 실력이 아닙니다. "어제 카페인을 끊고 8시간 숙면했으며, 3mm 슈트에 2kg 웨이트를 찼더니 수심 10m에서 중성 부력이 완벽했다"는 **수치화된 기록**이 실력입니다.
저는 로그북 마지막 칸에 항상 '오늘의 한 줄 평'과 '다음 다이빙 때 개선할 점'을 적습니다. 예를 들어 "덕다이빙 시 고개가 너무 빨리 들림"이라고 적어두면, 다음 다이빙 때 그 부분을 의식적으로 교정하게 되어 실력이 훨씬 빠르게 늘어납니다.
결론: 기록하는 다이버는 패배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로그북은 당신의 다이빙 실력을 객관적으로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기록이 쌓일수록 당신의 다이빙은 더 안전해지고, 더 깊어질 것입니다. 아직 첫 로그를 남기지 않으셨나요? 오늘 다녀온 잠수풀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지금 당장 펜을 들어보세요. 당신이 남긴 한 줄의 기록이 다음번 바다에서 당신의 생명을 지켜줄 열쇠가 될 것입니다.
